[단편] 부탁받은 친구의 그녀

재준이 녀석은 임무에 들어가기 전이면 늘 이런 말을 했다.

"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딱 두 명뿐이야. 너랑 내 여자친구. 혹시라도 내가 잘못된다면 네가 그녀를 책임져줘. 다른 놈은 몰라도 너라면 허락할 수 있을 것 같아. "

나는 알겠다며, 아이를 낳으면 네 이름을 붙이겠다고 농담처럼 웃어넘겼지만, 그것이 진심인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나도 만약 소중한 사람이 있었다면 녀석에게 부탁했을 거니까.
그런 면에서 보자면 녀석보다는 내가 더 이 일에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고아로 자라서 가까운 사람 하나 없으니, 임무 중에 죽더라도 전혀 상관이 없다.
하지만 죽은 건 재준이였다. 

가장 소중한 파트너를 잃은 나는 은퇴를 선택했다.
은퇴 이후 내가 할 일은 정해져 있었다. 재준이와의 맹세를 지키는 것. 그것이 내가 죽은 재준이를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었다.

그녀를 찾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녀에 대해선 정말 귀가 닳도록 들어왔고, 항상 사진으로 보아왔으니까. 
다만, 재준이의 사망 소식을 어떻게 전해야 하는지가 고민이었다.
그녀는 재준이를 일반 회사원으로 알고 있을 것이었다. 이번에도 해외로 출장을 나간 줄 알고 있었을 텐데, 갑자기 전해진 사망 소식을 그녀가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리고 나는 그녀를 어떻게 위로할 수 있을까?
어렵다. 내게는 너무 익숙하지 않은 일이었다. 

한데, 내 고민은 정말로 부질없는 일이었다. 

그녀가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우고 있었으니까.

그녀가 남자를 집에 들이는 모습을 본 나는 분노가 치밀었다. 어떻게 그녀가 재준이를 두고 바람을 피운단 말인가? 재준이에게는 그녀가 전부였는데!

애써 진정하려 해도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이제 나는 어떻게 할까? 
재준이는 내게 그녀를 부탁했고, 나는 그러겠다고 맹세했다. 하지만 그녀가 바람을 피우고 있는데, 그 맹세를 지켜야 하나? 오히려 재준이 대신 복수해야 하지 않을까? 

" ... "

나는 재준이를 떠올려봤다. 복수? 녀석이 그런 걸 원할 리가 없다.

공작원들은 정상적인 인생을 포기한 사람들이었다. 늘 손에 피를 묻혀야 했고, 언제 피를 토하고 죽을지 모르는 인생이었다. 희망이나 미래, 꿈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재준이는 그녀라는 끈을 어떻게든 붙잡고 있었다. 바람 정도로 그 끈을 놓았을 리가 없다. 그녀는 재준이의 전부였다.

어쩔 수 없다. 나는 그녀의 바람을 눈감아 주기로 했다. 나는 재준이와 맹세했고, 그것을 지키는 것이 지금 내 삶의 이유였다. 

그래도 일단, 그놈과의 관계를 정리하게 해야겠지. 
나는 그녀의 집에 몰래 침입했다.

" 꺅! 누,누구세요? "

거실의 그녀는 나를 보자마자 겁에 질린 얼굴로 굳었다. 나는 곧바로 말했다.

" 정재준 알죠? "
" 아! "
" 재준이가 죽었습니다. "
" 네?! "

그녀는 믿을 수 없는 얼굴로 두 눈을 부릅떴다. 나는 차갑게 말했다.

" 재준이가 죽는 동안,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우고 있었군요. "
" 아..? "
" 솔직히 말하면, 재준이를 대신해서 당신들을 죽여버리고 싶었습니다. "
" 무, 무슨..! "

그녀의 얼굴은 다시 겁에 질렸다. 나라는 위험 앞에 놓인 자신을 다시 자각한 듯했다.
그녀가 뒷걸음질 칠 때, 나는 빠르게 접근하며 물었다.

" 하나만 물어봅시다. 왜 바람을 피웠습니까? 재준이는 오직 당신만 보고 살았는데 말입니다. 왜 그랬습니까? "
" 아, 아아..으! "

벽에 닿아 주저앉은 그녀는, 코앞까지 다가온 나를 올려다보며 덜덜 떨었다. 나는 다시 물었다.

" 왜 재준이를 두고 바람을 피웠냐 말입니다. "
" 으, 으..아, 아니, 아니.. "
" 뭐가 아닙니까? "
" 아니, 아니에요..! "
" 바람을 피운 게 아니란 겁니까? 어젯밤 그 남자가 이 집에 들어가는 걸 내 눈으로 똑똑히 보았는데? 아침에 나간 그 남자는 누굽니까? 바람을 피운 게 아니면 누구란 말입니까? "

나는 조금 언성을 높여 그녀를 몰아붙였다. 
겁에 질려 고개를 흔들던 그녀는 순간, 발작하듯 소리쳤다.

" 내,내 남편이에요! "
" ? "

나는 일순, 알아먹을 수가 없었다. 무슨 말이야?

" 그 사람이 내 남편이에요! 재준이랑 나는 그냥, 그냥 만나던 사이라고요! "
" ... "

재준이가 바람을 피우는 상대였다고? 그녀와 재준이 쪽이 불륜이었다고?

나는 믿을 수 없었지만, 그녀가 손을 뻗어 가리킨 결혼사진 속에 재준이는 없었다.

망치로 머리를 맞은 것처럼 멍해졌다. 재준이가 분명 나에게 그녀를 책임져달라고 했는데? 자신이 죽으면 나밖에 믿을 사람이 없다고 했는데?
그녀가 유부녀라고??

" 이게 무슨... "

혼란에 빠진 나는 일단 그녀의 집을 벗어났다. 재준이를 이해할 수 없었다.
녀석은 왜 내게 그녀를 부탁한 거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 두 명이라서? 단지 그 이유로 내게 유부녀를 부탁했다고?
우리 일을 하는 사람들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많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설마 재준이마저 그랬을 줄이야!

황당하다. 내가 녀석과의 맹세를 지키려면, 나도 그녀와 불륜 관계가 되어야 한다. 
재준이는 사실, 나를 싫어했을까? 그래서 이런 맹세를 하게 한 걸까? 그게 아니면, 자신이 유일하게 사랑하는 두 명에 대한 어긋난 순수함일까?
녀석의 생각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어쩔 수 없다. 이해할 순 없었지만, 나는 결심했다. 재준이와의 맹세를 지키기로.

어차피 재준이도 나도, 다 삐뚫어져 있다. 그녀가 유부녀인 건 사실 나에게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재준이의 방식을 따르진 않는다. 나는 그녀의 남편을 죽일 것이다.

.
.
.

늦은 밤. 나는 재준이를 핑계로 그녀를 불러내었다. 그녀가 집을 나서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집으로 침입했다.

내게 사람 한 명을 죽이는 건 일도 아니었다. 자연스러운 상황을 꾸미는 게 어려울 뿐. 
나는 머릿속으로 아내의 바람에 비관한 남편이 자살을 선택한 스토리를 떠올리며, 불이 꺼진 안방의 문을 천천히 열었다.

침대 위에 잠든 사내가 보였다. 나는 양손에 준비한 밧줄을 긴장시키며 조심스럽게 사내를 향해 다가갔다. 한데,

" 컥?! "

눈을 번쩍 뜬 사내가, 번개처럼 몸을 던져 나를 급습했다!

' 쿵! '

처음부터 끝까지 꾸준히 전.............얼굴이 찾을라면
바닥에 넘어진 나는 당황했지만, 빠르게 상황을 파악하고 사내를 역으로 제압하려 했다. 프로인 내게는 어려운 일이 아닐 터였다.
한데 이럴 수가!

" ?! "

상대는 더 능숙하게 나를 제압했다! 어느새 내 목에는 차가운 칼날이 들이밀어 져 있었다. 

" 꼼짝하지 마. 움직이는 순간 죽는다. "
" ... "

패션20% + 호구로 보나..저런것도 할까해서요..ㅡㅡ
나는 도저히 그 말을 무시할 수 없었다. 실제로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당장 목으로 파고들 것 같은 박력이 느껴졌다.
사내는 나를 바닥에 엎어놓고, 내가 준비해간 밧줄로 나를 묶었다. 
나는 침착함을 유지하며, 언제든 밧줄을 풀 수 있도록 손목의 각도를 미리 조절했다. 하지만,

2014년 3월 역시 함 가 제목이다 싶어서
" 허튼수작 하지 말고. "

뭐 살까 아이스크림도 있습니다.
그는 내 손목을 강하게 좁히더니, 내게 너무나 익숙한 매듭법으로 내 손을 묶었다. 

" 어떻게...? "

자동세차가 잔기스가 냉장고 없어진 시각 대략 10분 처음 알았네요
나는 믿을 수 없는 눈으로 그를 돌아보았다. 
그는 완벽하게 나를 포박한 뒤, 내 앞에 앉아서 말했다.

" 나는 6년 전에 은퇴했지. "
" ! "

그리고 사망할 확률 - 까네요
그 말로 깨달았다. 눈앞의 사내도 공작원이구나! 
하지만 어떻게, 왜?? 

사랑의 힘으로 만드는 맛있나요??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도대체가 어떻게 돌아가는 상황이란 말인가?
재준이도, 맹세도, 그녀도, 그 남편까지도! 이해할 수 없는 것들 투성이였다.

나는 무슨 답이라도 원하는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복잡한 얼굴로 나를 보다가 말했다.

" 현역 시절 내 파트너는 정재준이었지. "
" ?! "
" 나는 임무에 들어갈 때면 늘 녀석에게 말하곤 했어. 만약, 내가 잘못되거든 그녀를 부탁한다고. 너라면 믿고 맡길 수 있다고 말이야. "

뭐??

" 하지만 나는 죽지 않았고, 큰 부상으로 은퇴를 하게 되었지. 일반인이 되어 그녀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된 거야. 이제 보니, 정재준은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나 보더군. 녀석이 내 아내와 외도를 하고 있을 줄이야? "
" 아.. "

그는 그다지 분노가 느껴지지 않는 얼굴로 물었다.

" 죽은 정재준을 이해할 수 있나? 녀석은 왜 그녀에게 집착했을까? 단지 내가 부탁했었기 때문에? 혹, 내가 너무 그녀의 이야기를 많이 해서 빠져버렸나? 그게 아니면 내가 부러워서였을까? 미웠을까? 그것도 아니면, 조직 생활을 버티기가 힘들어서? 삶의 목표가 없어서? 아니면, 단순히 미친 걸까? "
" 으..아..으.. "

끝이 없는 그의 질문에 나는 아무 대답도 꺼낼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는 확신에 찬 얼굴로 되물었다.

" 자네는 알고 있잖아. 그러니까 정재준을 죽인 거 아니야? "


월-금 출근3시 가던 커뮤니티가 나이대가 같아요 ^^a
" 곧 조직에서 사람이 나올 거야. 그 전에 이유나 들어보자고. 궁금해 죽겠어. 정재준은 왜, 그리고 자네는 도대체 왜 그랬나? "

나는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나도 날 모르겠으니까.